리더십 칼럼 (1) - 성과를 내는 리더인가, 성과주의에 매몰된 김부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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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대표원장 | 리더십 칼럼 (1)
성과를 내는 리더인가, 성과주의에 매몰된 김부장인가
극강의 효율성을 따지는 나에게 연속극 드라마 시청은 선뜻 내키지 않는 행위이다. 2시간이면 결과까지 볼 수 있는 영화가 사실 취향에 맞다.
인생 드라마로 꼽히는 〈나의 아저씨〉도 유튜브 2시간짜리 압축본으로 ‘학습’해서 친구들의 비아냥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 내가 뒤늦게 12편을 정주행한 드라마가 바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다.
드라마 속 김부장은 모든 현상을 ‘등급’과 ‘효율’로 재단한다. 아내가 정성껏 차린 김치찜에 '맛이 B 마이너'라며 점수를 매기고,
재수해서 연세대에 합격한 아들에게 '한 번만 더 하면 서울대 갈 수 있는데'라는 뉘앙스의 아쉬움을 내뱉는다.
이 장면들이 단순히 코믹하게만 다가오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 주변 혹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극강의 성과주의’를 투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지.
여기서 리더는 중요한 질문을 마주해야 한다. ‘성과를 내는 리더’와 ‘성과주의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과는 리더가 달성해야 할 ‘목표’이지만, 성과주의는 사람보다 결과를 우선시하는 ‘강박’이다.
성과주의에 함몰된 리더의 스피치는 오로지 평가에만 집중되어 있다. 김부장이 아내의 김치찜에서 ‘정성’이라는 과정을 삭제하고
‘B마이너’라는 결과만 남겼듯 성과주의 리더는 직원이 쏟은 밤샘 고민과 시행착오를 ‘효율적이지 못한 과정’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리더의 언어가 등급과 점수로만 점철될 때, 조직의 역동성은 사라진다. 신세대 직원들에게 리더의 평가적 언어는 동기 부여가 아닌, 소통의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는 리더는 ‘무엇(What)’을 달성했느냐보다 ‘어떻게(How)’와 ‘왜(Why)’에 집중한다.
연세대에 합격한 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서울대라는 더 높은 목표가 아니라, 그간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부모의 공감이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리더가 내뱉어야 할 스피치는 냉정한 등급 매기기가 아니라,
다음 성과를 위해 무엇을 보완할지 함께 고민하는 ‘연결의 언어’여야 한다.
진정한 효율은 리더 혼자 앞서나가는 데서 오지 않는다. 리더의 스피치가 ‘성과주의’라는 채찍이 될 때
직원들은 번아웃에 빠지거나 침묵을 선택한다. 반면, 리더가 성취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과정의 가치를 인정할 때, 조직은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이제 50대 수 많은 김 부장들은 완장을 내려놓아야 한다.
“라(나)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과거의 성과 보고서 대신 직원의 생각이 이 프로젝트의 가치를 높였다는 현재의 인정이 필요하다.
성과를 내는 것은 리더의 숙명이지만, 그 성과를 만드는 동력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치찜의 등급을 매기던 김부장의 입을 닫고, 동료의 성취를 인정하고 존중 할 줄 아는 리더의 언어를 연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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